일본에 봄을 전하는 연중행사가 바로 세쓰분(입춘)이다. 원래는 계절이 시작되는(입춘, 입하, 입추, 입동) 전날로‘계절을 나눈다’는 의미가 있다. 에도시대 이후는 특히 입춘 전날(2월 3일경)을 가리키며 마메마키(콩 뿌리기)를 하거나 문앞에 히이라기 이와시를 장식한다. 또 지역에 따라‘에호마키’를 먹기도 한다.
‘마메마키(豆まき)’는 헤이안시대 궁중에서 이루어진‘쓰이나(追儺)’라는 행사가 그 기원이라고 한다. 입춘 전날 밤 볶은 콩을 집안에 뿌려 악귀를 쫓는다는 쓰이나는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를 비롯하여 다수의 문학작품에 등장한다.
‘악귀는 밖으로 복은 안으로(오니와 소토 후쿠와 우치-鬼は外、福はは）’라고 외치며 콩을 뿌리는데, 이는 잡귀를 물리치고 1년동안 무병하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뿌린 콩을 자신의 나이보다 한개 더 먹음으로 인해 몸이 건강해지고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풍습이 있는 곳도 있다. 그런데 각 가정에서 쫓겨난 악귀들은 과연 어디로 가는걸까? 군마현 오니이시초(鬼石町)에는 이들이 던진 바위가 마을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어 전국에서 내쫓긴 잡귀들의 안주처가 되고 있으며, 구호도 ‘복은 안으로 악귀는 안으로’라고 한다. 나라의 간고지(元興寺), 신주쿠의 기오우진자(鬼王神社)를 비롯하여 그 유래 때문에 ‘귀신은 안으로’라고 외치는 곳이 몇군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