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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판소리와 비슷한 일본의 전통예술 조루리와 샤미센 연주, 그리고 전통인형극인 구루마닌교, 한국의 가야금 연주와 가곡 등 한국과 일본의 전통문화 교류 공연이 두 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음악 명인들에 의해 6월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국립국악원 우면당 무대에 올려진다.
일본의 최대 철강회사인 신일본제철이 한일문화교류 메세나사업의 일환으로 개최하는 이번 공연, “아름다운 미래”에는 에도시대부터 이어져온 조류기다유 예술의 계승자이자 일본 인간국보인 다케모토 고마노스케 (竹本駒之助, 73세) 씨를 비롯한 조루리 예술가, 샤미센 연주자, 바퀴 달린 나무상자에 앉아 인형극을 연기하는 구루마닌교(車人形)의 니시카와 고류 극단 등이 출연한다.
또한 한국의 전통음악을 대표하는 가야금 명인, 황병기(73세) 씨도 그의 대표작 ‘침향무’와 ‘추천사’를 직접 연주한다.
남성만이 출연하는 닌교조루리(人形淨瑠璃)인 분라쿠(文樂)에 비해 여성 연주자의 개성이 최대한 발휘되는 ‘조류기다유(女流義太夫)’는 우리나라 판소리처럼 줄거리가 있는 장편의 옛날 이야기를 독특한 창법으로 노래하는 전통예술로, 우리나라에는 처음 소개된다. 일본의 전통 현악기, 샤미센도 연주된다.
이와 함께 공연되는 구루마닌교는 인형 조종자가 수레에 걸터앉아 분라쿠와 비슷한 인형으로 공연하는 독특한 전통예술이며 도쿄도의 무형문화재이다. 에도시대부터 시작된 구루마닌교를 5대째 이어오고 있는 명가(名家), 니시카와 고류 극단이 공연한다.
조루리와 샤미센, 구루마닌교 등 일본의 전통예술 명인들이 한국의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될 작품은 일본의 대표적인 시대물 “히다카강의 벚꽃나무(日高川入相花王)” 등이다. 가부키와 분라쿠로 자주 공연되는 작품이며, 주인공 기요히메가 사랑하는 남자를 따라가기 위해 뱀으로 변신하여 강을 건너는 장면이 압권이다.
한국의 고유 악기인 가야금을 세계 무대에 등장시킨 황병기 명인은 자신이 1974년에 발표한 곡 “침향무”를 연주하고, 서정주의 시에 선율을 붙인 “추천사”를 작곡자 황병기의 반주로 강권순이 노래한다.
이번 공연은 오랜 기간 이어져온 일본 전통예술, 조류기다유의 매력과 함께 일본 전통인형의 뛰어난 연기력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포스코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신일본제철은 기업간 제휴관계를 문화교류로 확대하기 위해 2008년부터 음악적 메세나 교류를 시작하였다.
지난 1월 키오이챔버오케스트라의 클래식음악공연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양국 국민의 정신적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전통문화를 통해 우호를 다지고 서로의 이해가 깊어져 두 나라가 아름다운 미래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다지기 위해 기획되었다.
공연 특징
일본의 전통서사시-기다유부시(義太夫節)를 독특한 창법으로 노래하는 ‘다유(太夫)’
다유의 표현을 리드하여 한층 더 감정을 풍부하게 하는 ‘샤미센(三味線)‘ 연주
다유와 샤미센이 함께 매력을 이끌어내는 일본 전통예술 ‘조류기다유(女流義太夫)’
수레에 앉아 인형을 조종하는 전세계 유일한 형태의 인형극 ‘구루마닌교(車人形)’
그리고, 한국 음악을 대표하는 황병기 명인의 가야금 연주 - ‘침향무’와 ‘추천사’
Program
조류기다유(女流義太夫)와 구루마닌교(車人形)- "산바소(三番叟)"
조류기다유(女流義太夫)와 구루마닌교(車人形)- "히다카강의 벚꽃나무"
(히다카가와 이리아이자쿠라 日高川入相花王)
특별출연: 황병기의 가야금과 가곡 - "침향무", "추천사"
출연진
조루리(淨瑠璃) : 竹本駒之助 (다케모토 고마노스케-일본 인간국보),
竹本越孝 (다케모토 고시코), 竹本越春(다케모토 고시하루)
샤미센(三味線): 鶴澤津賀寿 (쓰루자와 쓰가주), 鶴澤三寿々 (쓰루자와 산스즈)
구루마닌교(車人形) : 西川古柳一座 (니시카와 고류 극단)
타악반주(囃子) : 望月太左衛社中 (모치즈키 타자에 Group)
한국전통음악: 황병기(가야금), 강권순(가곡), 김정수(장구) 해설 : 도쿠마루 요시히코(德丸吉彦), 이지선
작품 소개
 '조류기다유(女流義太夫)'
'조류기다유(女流義太夫)'란 여성이 장편 서사시를 특유의 창법으로 노래하는 공연을 말한다. 또는 그 여성 연주자를 뜻하기도 한다.
원래 남성 연주자가 노래하는 이 예술은 ‘기다유부시(義太夫節)’로, 우리나라의 판소리와 비슷한 장르이다. 다케모토 기다유(竹本義太夫 1651～1714)라는 예능인이 창시한 음악 예술로서 상당히 체력을 필요로 하는 공연이지만 여성이라고 해서 특별한 대본이 있다거나 소형 악기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가사나 창법, 사미센 반주나 의상도 기본적으로 남성과 똑같다. 다만 다른 점은 남성이 하는 기다유부시는 분라쿠(文樂 = 닌교조루리 人形淨瑠璃)와 가부키(歌舞伎) 공연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극장 음악으로 계승된 반면, 여성이 하는 조류기다유는 인형도, 배우도 없는 ‘스조루리(素淨瑠璃)’라는 공연 형태로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하지만 조류기다유는 연주자가 여성이기에 무대에서 최대의 개성이 발휘되기도 한다. 분라쿠나 가부키를 통해 널리 알려진 작품을 조류기다유 공연을 통해서 스토리를 듣고는 ‘아, 그 작품!’하고 이해한다거나, 등장인물의 조그만 대사에도 눈물을 흘리는 것이 조류기다유 관객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는 분라쿠 공연에 등장하는 인형이 인형 조종자에 의해 생명이 불어넣어지는 것처럼 작품 속의 여성 등장인물들이 조류기다유 즉, 여성 연주자에 의해 생명이 불어넣어져 관객의 가슴을 울리기 때문이다. 어렵게 살아온 작품 속의 여자 등장인물은 여성 연주자만이 공감하고 이를 무대에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조류기다유의 특징인 것이다.
이처럼 여성이 장편 이야기를 노래로 들려주는 예술을 지금은 ‘조류기다유’라 부르지만 예전엔 무스메조루리(娘淨瑠璃), 온나조루리(女淨瑠璃) 또는 무스메기다유(娘義太夫), 온나기다유(女義太夫)라고 불리기도 했었다. 시대에 따라 부르는 이름은 달라도 원칙적으로 스조루리(素淨瑠璃)인 것에는 변함이 없다.
'조류기다유'의 역사
에도시대 중반쯤, 에도의 한 다다미방에서 장편 이야기를 혼자 노래하는 여성이 나타났다. 다케모토 료노스케(竹本綾之助 1875～1942)라는 소녀이다. 조루리(淨瑠璃) 예술이 일시적으로 쇠퇴했었지만 1880년대 말, 이 소녀의 등장을 계기로 도쿄에서 무스메기다유의 일대 붐이 일어났었다. 다케모토 료노스케를 비롯하여 다케모토 교코(竹本京子 1883～1909), 도요타케 쇼노스케(豊竹昇之助 1875～1942) 등은 당시 학생들에게 떠들썩한 인기가 있었던 스타였다.
특히 도요타케 로쇼(豊竹呂昇 1874～1930)는 아름다운 목소리가 돋보였던 유명한 여자 기다유로서, 메이지·타이쇼시대에 일본 전국을 순회공연하고 레코드 녹음도 많이 했다. 그 인기와 관객을 끌어 모으는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여서 요즘으로 표현하자면 전국적인 아이돌스타였던 셈이다.
그러나 1920년대 초, 영화 등의 대중예술이 등장하면서 여자 기다유들은 점차 공식무대에서 자취를 감춰버리게 된다. 그 때문에 ‘한 시대를 풍미한 무스메기다유는 관동대지진과 함께 소멸했다’라고 오해하는 사람도 있으나 메이지시대 때에 잠깐 반짝했던 인기스타가 아닌 꾸준한 연주자들은 조그만 무대에서도 계속 활동을 이어나갔다.
이들의 재능이 다시 대중에게 인정받게 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부터이다. 1950년 이들은 조류기다유 연맹을 결성하고 정식으로 ‘조류기다유(女流義太夫)’라 불리게 되었다. 현재 중요무형문화재 총합 지정보유자는 16명, 그 중 인간국보로 인정받는 예술인은 다케모토 고마노스케(竹本駒之助)와 쓰루자와 도모지(鶴澤友路) 두 명이다.
글 / 미즈노 유코 (水野悠子 조류기다유 연구가)
하치오지 구루마닌교 (八王子車人形)
 구루마닌교(車人形)는 분라쿠와 비슷한 인형을 이용하여 혼자서 공연하는 독특한 인형극이다. 그 중에서도 하치오지 구루마닌교(八王子 車人形)는 도쿄 근처 하치오지(八王子)시에서 이어져오는 인형극으로 일본의 무형민속문화재이다.
처음 시작된 것은 에도시대 말기로, 야마기시 류키치(山岸柳吉 1825~1897)에 의해 만들어졌다.
야마기시는 20세 때에 오사카에서 분라쿠를 배웠으며 고향으로 돌아온 후 다시 분라쿠의 예인인 니시카와 이사부로(西川伊三郞)를 사사하고, 1864년 무렵에 니시카와 고류(西川古柳)라는 이름을 받아 ‘구루마닌교(車人形)’라는 새로운 예능을 창시하게 된다.
‘하치오지 구루마닌교(車人形)’의 특징은 ‘혼자서 한 개의 인형을 조종’하고, ‘인형 조종자는 바퀴가 달린 작은 나무
상자에 걸터앉아 연기’하는 독특한 표현 방법을 쓰고 있다.
구루마닌교 공연에 사용되는 수레 상자(하코구루마 箱車)는 두 개의 앞 바퀴로 전후 이동을 하고, 한 개의 뒷바퀴를 축으로 원운동을 할 수 있다. 또 분라쿠와는 달리 인형의 발바닥 중간에 봉을 달고 이를 인형조종자의 발 끝과 연결하여 인형 조종자가 자신의 두 다리로 인형의 발을 조종한다.
한때는 도쿄에서 꽤 인기가 있었으며 현재는 니시카와 고류 극단(西川古柳一座) 등이 이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니시카와 고류 (西川古柳) : 구루마닌교의 5대 종손
하치오지 구루마닌교의 전통을 5대째로 이어오고 있는 종가의 종손이다.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3대째)와 아버지(4대째)로부터 지도를 받았으며 분라쿠도 공부하여 일본의 전통 문화를 지키고 있다. 고향인 하치오지시에서의 정기공연 외에 일본 각지에서 널리 공연하고 있으며, 구 소련, 벨기에, 인도, 프랑스 등의 국제대회에서도 많은 공연을 하였다. 2004년부터 도쿄도 하치오지시의 관광대사이기도 하며 2006년 하치오지시로부터 문화공로상을 받았다.
2인 산바소
'산바소'라는 작품은 일본의 중세에 시작된 노(能)에서 나온 것으로, 신성하면서 축제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출연자들이 차례차례 축하 인사말을 전하는 형태의 공연이다. 근세에 탄생한 기다유부시는 이 작품을 노(能)에서 따와 샤미센 연주와 소리, 그리고 북과 피리 등의 음악을 더하여 축제적인 작품으로 만들었다. 현재 공연되는 방식은 약18세기에 원형이 생겨 점차 발전한 것이다. 마지막 부분에는 샤미센이 이 곡에서만의 고유 멜로디를 몇 번이고 반복하여 인형의 움직임을 북돋운다. 이번 한일음악교류 공연의 오프닝으로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히다카강의 벚꽃나무 (히다카가와 이리아이자쿠라 日高川入相花王)
18세기 중순, 오사카에서 작곡된 기다유부시(義太夫節)의 작품이다. 다섯 개의 장면으로 구성된 긴 연극이지만 이번 공연에는 네 번째 “나루터 장면”을 공연한다. 이야기의 배경은 기슈(현재의 와카야마현)에 있는 도조지(道成寺)라는 절과 히다카강의 나루터이다. 도조지에 방문한 젊은 승려를 절 근처에 사는 한 아가씨, 기요히메가 좋아하게 된다. 승려는 기요히메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배를 타고 히다카강을 건너간다. 그리고 나루터에서 나룻배를 젓는 뱃사공에게 기요히메가 뒤쫓아와도 나룻배에 태우지 말도록 부탁한다. 기요히메가 승려를 뒤쫓아 나루터에 왔지만 뱃사공은 승려와의 약속대로 기요히메의 부탁을 거절하여 배를 내주지 않는다. 기요히메는 질투에 미쳐 난폭한 뱀으로 변신하게 되고 물 속으로 뛰어들어 강을 헤엄쳐 건넌다.
이 전설은 노나 가부키 등의 소재로 많이 공연되며, 샤미센 음악이나 고토 음악의 소재로도 쓰이고 있다. 기다유부시에서는 한 명의 성악가(다유)와 한 명의 샤미센 연주자가 등장인물의 역할에 맞게 각 인물의 심리를 그려간다.
복잡한 인형의 움직임과 소리의 조화가 뛰어난 작품이다.
글 / 도쿠마루 요시히코(德丸吉彦)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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